문학웹진 LIM LETTER 002 🐚

여기, 뚫고 나오는 이야기의 숲 LIM

2023. 5. 2.

2023.05.02. LIM LETTER

002 두 번째 소식

안녕하세요, LIM 독자 여러분!

서늘하다가도 볕이 따뜻하던 사월을 지나

어느덧 오월의 둘째 날입니다.

문학웹진 LIM을 오픈한 지도 두 달이 되어가는데요.

늘 지켜보아주시는, 시간 내어 들러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두 번째 레터에서는 LIM의 연재 종료 소식,

새로 시작하는 연재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여기, 뚫고 나오는 이야기의 숲

webzine LIM

LIM LETTER는 매월 첫째 주 발행합니다.

webzinelim.com 바로가기

연재 종료 소식

완결 작품

달리는 무릎

이유리 단편소설

정아리 일러스트

마지막 문단에서

그때까지는 나도 찾아두고 싶다, 나는 땅에 발을 구르며 생각했다. 뭘 찾고 싶은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외계인이 돌아온다는 건 싸움에서 이겼다는 뜻일 것이다. 그걸 알리러 기나긴 길을 달려온 그에게 난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소리나 하고 있을 순 없으니까. 실패하든 성공하든 뭐가 됐든 좋으니 일단 가본 다음에, 그게 맞았는지 아니었는지 이야기해야지. 그땐 더 비싼 술을 마셔야지, 네 캔에 만 원짜리 말고.

나는 밤하늘을 멍하니 올려다보다 돌아섰다. 집 반대쪽으로 천천히, 곧이어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완결 작품

바람과 햇볕의 기억

천선란 에세이

마지막 문단에서

"시간을 알 수 있는 것은 시계지만,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건 고장난 시계다"는, 이 에세이를 쓰고 있는 시점에서 아직 발표되지 않은 잡지사 칼럼에 <토이 스토리>를 주제로 내가 작성한 첫 문장이다. 장롱 안, 침대 밑, 책장 뒤편에 먼지 쌓인 채 있는 인형들은 앤디의 멈춘 시간이다. 흐르지 않고, 변하지 않고, 자라지 않는. 내가 초등학생 때 썼던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여전히 그곳에 머물러 있다. 그 이름의 주인들은 각기 다른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 쓰지 않은, 엄청난 모험의 주인공은 A의 이름이 되겠지. 그게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약속했으니 지켜보고자 한다.

완결 작품은 메인 페이지 하단 또는 [메뉴 - 완결작]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새 연재 소식

Fri

세상이 무너져도 알고 싶은 것

이미화 연작 에세이

작가의 말

나의 걱정엔 근거가 없고, 그래서 한계도 없다. 그걸 글로 옮긴 첫 번째 작업이었다. 다만 글에는 근거를 담아내기 위해 여러 전문가가 쓴 책을 찾아 읽었다. 모든 게 나의 기우이길 바라며 썼다.

작품에서

THE CATASTROPHIC WORRIER. 대충 '재앙 걱정러'라는 뜻으로 크게는 지구의 멸망을, 작게는 자신에게 닥칠 최악의 상황을 걱정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사람을 가리킨다.

언제부터였을까? 온갖 걱정이 내 머릿속을 장악하게 된 때 말이다. 영화 <아마겟돈>을 본 후부터? 휴전 국가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재난에 무책임한 정부를 가진 탓에? 내가 여자라서? 그럼 대체 <아마겟돈>을 보고 자란 대한민국 여성은 이 새상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내 무지에도 성과가 있다면 이것이겠지. 모르니까 알고 싶다는 것. 나는 모르는 게 너무 많고, 그래서 계속 알고 싶다. 우주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해서도. 내게 알고 싶다는 말은 더 살고 싶다는 말.

조너선 사프란 포어 스타일로 말하면 '기후변화에 대한 무관심을 일종의 자살로 본다면, 우리의 자살로 죽게 될 사람들은 아마도 우리가 아닐' 것이다.

이 지면은 내 부끄러움에 대한 값이다. 내게 더 많은 동지가 생기길 기대한다. 우리가 괴로운 만큼, 다음 세대에게 덜 부끄러워질 것이다.

5월 첫째 주 연재 목록

Mon. 05.01.

멀어지는 기분

윤혜은 장편소설

4부 한국의 정원 '시끄러운 무력'

Wed. 05.03.

그린 레터—잎맥의 사랑 연대기

황모과 장편소설

에필로그

Thu 05.04.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이하진 장편소설

2부 '2034년 6월' 후반부

Fri 05.05.

세상이 무너져도 알고 싶은 것

이미화 에세이

3. 안전지대라는 위험

문학웹진 LIM 작가 모아보기

독자 리뷰

러닝 메이트

<달리는 무릎> 리뷰

주인공은 달린다. 혼자 달리다가 넘어졌고, 무릎을 크게 다쳤고, 뼈를 드러내며 열린 무릎으로 목소리가 들어온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목소리와 함께 달리게 된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별로 없지만, 어렸을 때는 나도 뛰다가 많이 넘어졌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주인공 처럼 나도 항상 어두울 때 넘어졌다.
차가워진 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사람들은 도시를 구성하는 고유한 모습들 중 하나이다. <달리는 무릎>은 선선한 밤공기, 어느 천변의 보행로 위를 춤추듯 움직이는 그림자를 떠올리게 하는 상쾌한 소설이다. 도시에서 살다보면 혼자이고 싶을 때와 혼자를 견딜 수 없을 때를 오가게 된다. 그때 나에게도 그 목소리가 찾아온다면 좋을 것 같다. 가만 생각해보니, 나를 제외한 모든 공간을 우주라고 생각한다면,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그 우주의 누군가와 조우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 숙희엄마

편집자의 일기 같은 편지 🕯

안녕하세요, 문학웹진 LIM 독자 여러분.

두 편의 완결 작품과 새로운 연재 소식, 그리고 첫 번째 독자 리뷰를 안고 돌아온 LIM LETTER 002호입니다. 이유리, 정아리 작가님이 함께한 일러스트 단편소설 <달리는 무릎>은 마지막까지 우렁우렁 울리는 빛으로 한 주의 끝을 마무리해주었어요. 천선란 작가님의 에세이 <바람과 햇볕의 기억>은 유년 시절에 대해 한 글자 한 글자 눌러쓴 고백이자 소설-글쓰기에 관한 글이기도 했는데요. 이후 더 긴 호흡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입니다. 🌊

새로 연재하는 이미화 작가님의 <세상이 무너져도 알고 싶은 것>은 우주적 지구인, 시민, 한국인, 여성, 크고 작은 재난과 위험에 노출된 몸으로서 세상에 물음을 던지는 연작 에세이입니다. 매주 금요일 찾아옵니다. 5월 중순부터는 새로운 단편소설들도 연이어 공개되는데요. LIM에 멋진 원고를 안고 찾아와주신 작가님들께 감사 인사를, 이 레터를 읽고 계신 예비 독자님들께 기대하셔도 좋다는 말씀을 드리며 :) 차근차근 준비해두겠습니다.

한편 림LIM 젊은 작가 단편집 1 <림: 쿠쉬룩> 북토크를 무사히 마쳤어요. 림LIM 시리즈를 선보이고 처음 독자 분들과 마주하는 자리였습니다.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경유해, 책 한 권을 매개로 우리가 함께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고요. 계절이 바뀌는 동안 몸도 마음도 소진되는 듯한 요즘, 편집자로서도 한 명의 독자로서도 더 나아갈 동력을 얻게 되었답니다. 자세한 후기는 아래에서 전해드려요.

모쪼록 무탈히, 서로의 마음을

지켜줄 수 있는 봄이 되기를 바라며

5월의 문학웹진 LIM도 잘 부탁드립니다!

LIM LETTER 상시 공모

독자 분들의 길거나 짧은 리뷰를 싣습니다.

문학웹진 LIM을 읽고 익명 또는 실명으로

자유로운 리뷰를 보내주시면

전문 또는 부분을 뉴스레터에 실어

여기, 또 다른 독자 분들께 전해드립니다.

메일 webzinelim@yolimwon.com

또는 인스타그램 게시물 @webzinelim 태그

우리가 따로 또 같이 존재하는 곳

여기, 뚫고 나오는 이야기의 숲

문학웹진 LIM

림LIM 젊은 작가 단편집 1

<림: 쿠쉬룩> 북토크 소식

서사, 당신의 서재에서 4월 26일 수요일, <림: 쿠쉬룩> 북토크가 있었습니다. 서윤빈, 서혜듬, 설재인, 육선민, 이혜오 작가님이 자리해주셨고 전청림 문학평론가님께서 사회를 맡아주셨어요. 가까이 마주 앉아 작품 하나하나의 면면을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작가님들께서 내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신 덕분에 무척 의미 깊은 시간이었답니다.

그리움의 폭력성, 우리를 구성하는 기억들, 애도의 자세, 유년의 진실 같은 단어들이 내내 마음에 남아요. 의도한 것과 달리 의외로 따뜻한 존재가 탄생해버린 소설도, 두렵고 괴롭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한다고 믿기에 쓰여진 소설도 있었답니다. 결국 끊임없이 써야 하고, 쓸 것이며, 쓰고 있다는 마음만큼은 모든 작가님들이 같았어요. 림LIM 젊은 작가 단편집도 같은 마음으로 더 멀리 나아가보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단편집의 기획 의도부터 표지 디자인까지 애정어린 질문들, SF를 처음으로 좋아하게 되었다는 환한 마음과 응원을 안고 찾아와주신 독자 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다시 만나는 날까지, 저마다의 자리에서 따로 또 같이 쓰고 읽고 나누어요.